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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작은 키가 싫을 법도 하건만,
그래도 항상 주위 사람보다 작은 자신의 모습이 싫진 않았다.
왜냐면,
키가 큰 나무들 사이에 가려 시원한 바람을 맞는 갈대처럼
적어도 뜨거운 햇빛을 바라보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때로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워질 땐
자신보다 키가 큰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면 그만이었으니까.
그 아이는, 그래서 작은 키가 싫지 않았다.
그렇게 몇 해를 지나던 어느 여름날.
아직도 키가 작은 그 아이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소녀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기 위해 뭐든지 하고 싶었다.
무엇이 가지고 싶냐고, 넌지시 물어본 말에..
'음, 별을 따다 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라는 대답에 그 아이는 낙담하고 말았다.
자신의 작은 키로는 저 높은 하늘에 있는 별을 딸 수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소녀는 말했다.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고.
이제서야 키가 작은 그 아이는,
좀 더 큰 키를 갖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다시 한 해, 그리고 또 한 해가 흘렀다.
키가 조금 자랐다 싶었을 때, 그 아이는 옆에 있던 키 큰 사람을 올려다 보았다.
그래, 올려다 보았다.
키가 컸다면 내려다 보아야 할텐데, 어째서 고개를 들어야 하는 걸까.
아이는 실망했지만,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 그 소녀가 생각나 꾹 참고 키가 크길 기다렸다.
몇 년이 지났을까,
벌써 청년이 다 되어버린 그 아이는, 아직도 사람들을 올려다 보기만 했다.
실망스러웠다.
왜 나는 키가 자라지 않는걸까.
왜 저 하늘에 있는 작은 별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는 걸까.
저 멀리엔, 아직도 키가 작은 그 아이를 기다리는 소녀가 보인다.
설마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까.
어두운 밤하늘 위로 손을 올린 그 아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키가 어느 새 별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커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자신보다 키가 큰데, 어째서 별이 손에 잡히는 걸까?
작은 궁금증이 채 풀리기도 전에, 아이는 예쁘게 엮은 별모자를 그 여자애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그제서야 만족하는 여자아이.
아니, 아이라고 불리기엔 너무나 커 버린 한 청년과 아가씨.
사랑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본 그 청년은,
이윽고 자신이 더 이상 키가 작은 아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넌 어느 새 이렇게 키가 자라났지만..'
'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조금씩 키가 크고 있었어.'
그리고선.....
.................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설령 상처투성이인 마음이라도
언젠가는 아물어가는 작은 흠집일 뿐이다.
단지,
그 상처를 잘 아물도록 놔두는 것이
그 아픔을 참아내며 건드리는 것보다는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fi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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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na |
이리님 ~~~오랜만이에요~~~(일단반갑게 인사를하고^^;)
글내용상 <~~>이런건 어울리지 않는듯.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말..
전부터 알고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아픈말이네요. |
2003/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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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바쁘신가보네요... 즐거운일만 가득하시길 빌어요... ^^ |
2003/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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