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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사려고
동네 서점에 갔어요.
내일까지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으려고 보니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상태더라구요.
4년전에 수해를 당했을 때, 책이 젖었는데,
곳곳에 곰팡이가 너무 심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손이 가렵더라구요.
인터넷 서점에 주문하기엔 시간이 없어서,
동네를 돌아다녔는데, 우리집에서 반경 걸어서 30분 내에 있는 서점은
단 두 곳, 그나마 한 곳은 헌책방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서점에 제가 찾는 보봐리 부인은 없었다는 거죠.
잡지나 만화책, 아님 요즘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뿐이더라구요.
주인아저씨에게 근방에 다른 서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근처에 7개의 서점이 있었는데,
다 문닫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는 순감 씁쓸함과 함께
마음 한 곳에서 죄책감이 느껴지더라구요.
보통 한 달에 10만원 어치의 책을 사는데,
돈을 아껴보겠다는 이유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고부터
동네 서점은 찾지 않게 되었거든요.
예전에 서점을 운영하시던 그 분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래도 좋았던 일 한가지..
예전에 너무도 소중하게 여겼던 책이,
그 책 또한 수해를 입어 엉망이 되었었거든요.
다시 구입하려해도 절판이 되어서 살 수 없었던 책인데,
서점 한 구석에서 뿌옇게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꽂혀 있더라구요.
반가운 마음에 구입한 그 책은 김상수 산문집 '파리의 투안 두옹'이라는
책이에요. 몇 몇 아는 사람들만 아는 책이지요. *^^*
주인아저씨께서 정성스럽게 먼지를 털어,
노란 봉투에 담아 건네주시는데,
어릴 적 자주 가던 서점의 아저씨가 떠오르더라구요.
인터넷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었지만,
삶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을 기회를 앗아가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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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용 |
좋은 추악가지셨네요.^^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글 잘쓰세요.^^ |
2005/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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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에 음반 사러 갔다가(인터넷에서는 구할 수 없는 음반이었거든요) 혹시나 하고 물어봤더니 없다고 했는데...
음반 가게서 혼자 찾다 보니 주인아저씨도 없다고 한 음반을 찾은적이 있어요 ^^~ |
2005/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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