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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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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	2004-06-23 02:49:03, hits :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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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yworld.com/stattis

오늘 본 하늘은 너무 어두워서

별조차 보이지 않는 하늘.

내 가슴에도 뭔가가 허전하게 뚫렸는데

시원하진 않고 답답하기만 하네.

이 구멍 메꿔줄 것은 많다만...

흐릿한 담배연기는 구멍의 반을 메꾸어주고.

친구들은 항상 그 나머지 절반을 채워주는구나.

하지만 이 구멍에 딱 맞는 거..

그저 너 하나밖에 없을텐데.

같은 하늘 아래에서도 만날 수 없으면

이제 이 구멍은 누가 채워주는거야?

어제 시험이 끝나고 방학을 했죠.

이제 다들 2달동안은 보지 못하니까 좀 섭섭하기도 해서 마지막 반모를 했습니다.

반모라기보다는 거의 쫑파티 분위기였지만..(사람이 별로 안왔거든요)

평소에 좋아하던 애도 꼭 오라고 다짐을 받아놨었습니다.

2달의 공백, 그 긴 기간동안 못 본다면 너무 섭섭하니까요.

뭐 어떻게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고, 분위기는 무르익고, 다들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비틀거리는 그 애를 바래다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 술 다 깼어?'

'네, 별로 먹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비틀비틀거려?'

'그냥 졸려서..'

'그럼 술 다 깬거지?'

'네'

'다행이다, 얘기할 거 있었는데.'

'뭔데요?'

'나, 너 좋아한다고.'

..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요.

아마 기억하건데, 사람 앞에서 좋아한다고 말해본 거 아마 처음이었을걸요.

하지만, 그 후의 대답은.....

'알아요.'

'응..?'

'예전부터 xxx(친구)가 너 좋아하는 사람 있다면서 얘기 하기도 하고, 눈치도 있으니까.. 그냥 보면 오빠가 잘 챙겨주는 것 같았어요.'

'그, 그래..? 여자애들 눈치 빠른 건 알아줘야 돼..'

'근데, 저 다음 학기에는 못 다닐 것 같아요. 집도 멀고, 2학년때는 편입하려고 생각중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요?

그냥 횡설수설, 얼버무려야죠.

'아, 저기, 그래도 2학기는 다닐 줄 알았는데.. 물론 집 먼 거야 잘 알고, 나도 그렇게 멀면 아마 학교 다니기 진짜 싫어질텐데, 그래도 기왕 다니는 거 2학기까지는..'

'확실히는 모르지만, 아마 2학기에는 안 나올 것 같아요.'

'저기, 집 멀어도.. 볼 수는 있는거지?'

'사실 학교를 다니면 매일 볼 수야 있지만, 수원에서 사당까지는 너무 멀잖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잘 챙겨준 거 너무 고마웠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해본 것도 아마 최대한의 용기였을 겁니다.

그래서, 차마 가지 말라는 말은 생각조차 나질 않았습니다.

'그냥, 볼 수 없어도.. 날 기억해줄 수 있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이었는데, 대답은 듣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에 전, 개찰구에 서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잘 가.. 라는 인사말 하나로 끝났습니다.

하, 진짜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것 같아요.

뭐가 이리도 안 풀리는걸까요.

이제 혼자만 사랑하는 건 싫어서, 좀 같이 사랑해달라고 얘기했는데...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으면, 그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용기내서 더 빨리 얘기해보는 거였는데..

이젠, 아무도 사랑할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하하...

매일 담배피지 말라고 했었는데, 이젠 못 볼 사람이니까.. 상관없겠죠?

ps.

나의 희망은, 그저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것.

비록 같이 갈림길에 서더라도,

서로 조언하며 같은 길을 나갈 수 있는 것.

갈림길에서 헤어져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는 희망.

항상 함께 있을 수 있으며

죽음까지도 같이 걷기를 바라는 희망.

...이제 제 희망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