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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꿉친구였던 작은 풋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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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
2003-10-25 03:09:01, hits : 7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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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기억은 잘 나진 않지만 유치원 때부터 같이 놀던 소꿉친구다.
그리고선 국민학교 4학년 때인가 5학년 때인가..
갑자기 말도 하지 않고 이사를 갔다.
어디로 갔을까, 말이라도 하고 가지..
어린 마음 속에서도 이런 감정, 조금쯤은 피어오르더라.
그리고 약 4년 후였나..
무심코 받은 전화기에서, 낯익지만 많이 변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전화였기에, 당황하며 적어둔 전화번호도 잊어버리고, 아차 하는 사이에 또 바쁜 일상에 치여서, 결국은 전화가 왔었다는 사실조차 까먹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겐 기회가 3번은 왔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번 더 전화가 왔었다.
그 날 이후 전화번호도 2번인가 바뀌어서 찾기 힘들었을 텐데, 왜 그 때는 그걸 몰랐을까 후회도 든다.
그 때, 어렵사리 그 애가 다니는 학교의 축제에 갔을 때는 난 정말로 어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 많이 변한 것 같지도 않지만, 어릴 적 마지막으로 보았던 모습과 너무 달라진 얼굴이며, 키에 적잖이 당황했겠지.
그리고선 2년이 흐르고..
너무나도 짧은 기간 동안, 그 애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사라진 채로..
졸업식 전까지 다른 여자, 그 애조차 생각도 하지 못한 채 2년동안 어떤 짝사랑만 키워갔다.
그리고는 졸업식날, 이번 해 최대의 사건이 하나 터지고..
뭉쳐있던 뭔가를 한꺼번에 얻어맞은 탓일까.
여러 군데, 일을 하면서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그 때가, 아마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쓸 생각도 하지 않았던 기간이 아닐까 싶다.
3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은, 아마 최근의 일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모두 잊어버렸는데, 아니 잊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기억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떻게 날 기억해 줬을까..
...나, 그런 걸 생각하면 정말 그 애, 많이 좋아했었던 것 같다.
어릴 때의 그 풋사랑 같은 감정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뭔가 잘 해주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내게 구태여 3번씩이나 전화를 해 준 일.
그것조차도 아직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여자에게 치여 산다고 말하면 반박할 말은 없지만..
그게 적어도 날 기억해 준(그것도 3번씩이나) 사람에게 당연히 줘야 할 보답이 아닐까.
세상 만사가 모두 내 머리털 하나마저 비웃으며 지나가도, 이번 일 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군요.
고마움을 몰랐던 건지, 지금에서야 내게 3번씩이나 전화가 왔었고, 또 번번히 찾아줬다는 게 생각이 났네요.
미안하다고 할까.. 정말 그녀만 좋다고 한다면 평생동안 사랑해주고 싶어요.
<또 쓸데없는 일에 상처받고 싶어하는 이리 군>
ps. 아, 죄송하지만.. 댓글은 이번만 사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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