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Love 詩(poem)게시판입니다. 좋아하는 詩를 적어보세요.
제목은 (시인이름 - 시제목)형식으로 올려주세요. ※ 시인이름(한칸띄우고)-(한칸띄우고)제목
예전의 詩 게시판은 = 여기 = 를 클릭하세요
※ 자작시를 포함한 모든 시의 저작권은 해당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시의 삭제를 원하는 저작권자께서는 게시판에 비밀글로 남겨 주시면 삭제해드리겠습니다.
0
Total 1180 articles, 59 pages/ current page is 1
View Articles
Subject
정한용 - 자전거길
Name
2002-04-13 14:01:55, hits : 3118
자전거길
맵고 짠 기운이 아직 붙어있는 바람결에
파뿌리인지 쑥대싹인지 분간 안되는 조그만 것들이
표창처럼 꽂혀 있습니다
갯둑 위로 햇살을 잘라온 흔적이 푸릅니다
예술인 옆에서 시커먼 물줄기 따라
성포중학교 옆구리 바우네집까지 뻗친 자전거길
터벅 걷다 쉬엄쉬엄 담배 한 대 댕기고
또 터벅 걷다 물을 들여봅니다
이 길로 양식을 구하러
물 거슬러 올라 물살에 몸 맡기고 흘러옵니다
길은 때로 끊어져 흙먼지로 눕고
마흔의 봄이 굽어집니다
푸르게
푸르게
푸르게
썩어가는 몸통 사이로 푸른 새싹들이
자전거길를 환하게 비춥니다
이렇게 천리를 뻗어 세상 끝까지 간다한들
이대로
길이 아닌들 어떻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