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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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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용	2004-08-16 23:36:51, hits : 3802

눈길
지은이: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어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먹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문의 마을에 가서' 라는 시와 이어지는 것 같네요. 눈이 죽음을 덮은 뒤의 이야기 같으니까요.

한줄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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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민

전에 이거 보고 혼자 좋아함. (친구들이 옆에서 불안에 떨면서.)

2004/08/18

이보용

왜 불안에 떠셨나요? ^^

200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