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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 여기에 평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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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선	2003-12-24 11:41:24, hits : 2908

여기에 평화가 있어

나희덕

유난히 낮은 지붕들

언제 바람에 날려갈지 모르는,

바로 내일 포크레인이 밀고들어올지 모르는,

그러나 여기에 평화가 있어

햇살 맑은 아침이면 빨래를 널고

찢기고 잘린 평화가

조각이불 위에서 빛나고 있네

급식우유 남겨다가

강아지를 먹이는 아이들, 그 손등에는

때 절은 평화가 있고

슬리퍼 끌고 장보러 가면서

잊지 않는 길인사, 아낙들의 웃음소리에

떠들썩한 평화가 있네

밤새워 빛나는 삿갓외등 아래

비척거리며 돌아오는 아버지,

그 기울어진 어깨에도 평화는 있어

한숨과 눈물에 어린 평화가

둑방 넘어 안양천에 섞에 흐르네

쓰러진 문짝을 쪼개 모닥불을 지피며

식구들의 잠머리를 지키는 밤

그들에게 전부인 이 평화를 지키는 건

사람만이 아니네

그들이 치는 개와 닭의 울음소리만이 아니네

-모든이들에게 평화가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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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용

역시........진정한 평화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까까이있는것 이겠죠??(^^)

2003/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