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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연 - 채석장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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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별	2002-06-18 19:03:21, hits : 2823

채석장사람들

-정주연-

발파소리에 바위가 깨져나갈 때마다

폭풍 같은 먼지들로 숨쉬기 힘들던 날들이

바위와 함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잡석을 고르던 작업은 끝나가던 중이었고

바위더미는 엄청난 속도로 쏟아졌고

오랜만의 폭설이 있었다

눈이 다져지면 얼어붙은 길은 한동안 더 위험할 터였다

맨 손으로 지키고선 동료의 떠오르는 얼굴에서

채석장 사람들은

넘어가야 할 험한 시간의 얼굴을 보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깊이 웅크리고 앉아

감추고 있던 폭설에 소리 없이 갇히고 있었다

매몰되었던 전병태가 숨진 통제구역에서

한동안 아무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길에 나선 차들의 FM에선

음악이 쓸쓸하도록 잔잔한 오후였다

휴일의 속보는 빙판길도 덮어주는

끝없는 눈의 따뜻한 친절에 곧 잊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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