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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 잔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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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마녀	2008-01-21 07:18:41, hits :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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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irri8046

그 언젠가, 상처입고 굶주려 비틀거리던

새 한 마리가 눈에 띄었건만

생계에 바쁜 내 마음은 그 사그러드는 생명이

그저 눈만 껌벅이는 짐승으로 보였었다.

또 언제는, 역사(驛舍)의 차가운 바닥에

초라한 박스 한 장 펼쳐놓고 드러누운

취객인지, 노숙객인지 모를 사람 앞에서도

무감(無感)을 표명하며 지나쳤던 적이 있다.

그리고 또 언젠가는

초라하게 떨어져버린 사랑에 가슴아파서

몇날 며칠을 차가운 술병에 지새다가

어두운 공원에 빗방울 그어지면

그 흔적 따라 소리내어 울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지워버린 잔인함,

감정의 일말마저 내버린 잔인함.

시간이 나에게 안겨다 준 잔혹함.

잊고 싶다고 절규해도 없어지지 않던 그 가슴아픔이

어느 새 숨이 끊어진 채 조용히 잠들어버렸다.

- 2007. 9. 17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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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 수록 뜸해지는 방문횟수에 절로 미안해져 선물을 하나 들고왔습니다.

2007년의 어느 가을날에 날개짓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채 차가운 바닥에서 죽어가는 새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떠올랐던 시상이었어요.

생계에 바쁘다는 이유로 그저 그 작은 새의 마지막 헐떡임조차 지켜봐주지 못했던 게 못내 미련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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