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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 -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는 나날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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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8 08:00:28, hits : 2761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는 나날들 10
아무도 그립지 않을 때까지 거리를 걸었다
낯선 가로등의 거리, 낯선 사람들
낯선 이름의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보도 블록 위에 내 발자국은 결코 남지 않으리
여기가 어딘지.
자동차 매연에 취해
현란한 여인들의 화장술에 취해
금지된 생각들의 좌충우돌에 취해
내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그러나 누가 알리
몇 번의 빨간 신호등 앞에서 멈추어
잠시 뒤돌아보면 나의 뒤를 따라오는
또 나를 닮은 사람들을
어쩌다 만나는 일이 벌어질지
저건 뭐지
쇼 윈도에 비치는 저 저녁노을
무언가 붉게 타오르며
저물어가고 있는 사람을 일으켜세운다
어서 걸어가게
검은 비닐 봉지 안에 구겨진 쓰레기 같은
어딘가 던져져버릴
자네의 그 초라한 욕망을 쓸어안고
어서 걸어가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