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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안부를 묻나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 이옥봉 -
'이옥봉'님은 서녀(庶女) 신분으로 평생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시(詩)로 삶을 채우겠노라고 다짐했죠.
그러나 '조원'이라는 선비를 사랑하게 되고 조원은 옥봉에게 '아녀자가 시를 쓰는 건, 지아비를 깎아 내리는 일'이라고 절대로 시를 써서는 안 된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옥봉을 받아들였습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옥봉은 억울한 누명을 쓴 이의 사연을 듣게 되어 그를 살리기 위해 시 한 편을 써 누명을 쓴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옥봉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화가 난 조원이 그녀를 내친 것이지요.
조원에게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려 애를 쓰고 또 애를 썼지만 이미 조원은 그녀에게서 마음이 떠난 후였습니다.
결국 그녀는 가슴 가득 상처를 안고 중국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그 동안 애써 꾹꾹 참아 왔던 시심(詩心)을 종이 위에 가득 꺼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흔적이 담겨 있는 그 종이를 온 몸에 감고는 타국의 낯선 바다 위에 자신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의 시를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사랑 때문에 사랑을 잃어야 했기 때문에 너무도 가슴 아픈 삶을 살아야 했던 옥봉...
